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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필사내용

나무는 추운 겨울에
옷을 벗는다.
훌훌 옷을 벗어
언 땅을 덮어준다.
땅속엔 그의 뿌리가 살고 있다.
당신은 한번이라도 뿌리를 덮어준적이 있나요?
옷을 벗어 아버지를 덮어준 적이 있나요?
-정철, 『영감달력』, 11월 4일
오늘의 생각정리
"하면된다.", "솔선수범", "범사에 감사하라."
이런 가훈이 있는 집이 아직도 많이 있을까?
나는 진정한 꼰대 아버지로서 우리집은 그럴 듯한 가훈이 있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들 모두 가훈을 바라보며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 했으면 좋겠다.

이런점에 비추어볼때, 나는 요즘말로 '꼰대'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란 자녀들의 삶에 큰 기둥처럼 튼튼하게 서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기둥이 되는데 도움이 된다면 꼰대가 되어도 상관없다.

그래도 한가지 바라는 것은 있다.
집안의 기둥이라도 경복궁이나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같이 경외하지만 친밀하지 않은 기둥이 되긴 싫다.
자주가는 맛집에 벽한면은 단골손님들의 낙서들로 빼곡하다. 대부분 본인과 같이온 친구, 연인, 가족의 이름들이 대부분이지만, '외롭다.', '기쁘다.', '슬프다.'와 같은 자기 기분이나 감정을 적어놓은 낙서도 꽤 있다.
이렇게 집안의 기둥이지만 만만하게 낙서를 할 수 있는 기둥이라면 꼰대지만 만만한 가장이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기둥의 모든 면이 다양한 글씨들의 낙서들로 아이들의 속마음이 가득 채워진,
깨끗하지 않지만 따뜻한 그런 가족의 기둥이 되고 싶다.
오늘의 필사내용


내일을 위해 한마디 더
아이들은 내 배 위에서 놀기를 좋아한다.

내 퉁퉁한 뱃살의 탄력을 이용해 널뛰기를 하듯 놀기를 좋아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어느덧 한달이 되어 가는데, 내 배의 탄력성은 아직도 탱탱한 전성기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내 가족에게 나는 아직 기둥이라기보단 마음대로 뛰어 놀 수 있는 침대같은 존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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